우선, 필자는 작년 구글 지도 반출 때 반출이 불허된 걸 알고 속이 터졌던 사람이다. 혹시 지금 이 내용을 읽는 여러분이 이 책의 저자이거나 공간정보에 관련된 사람이라면 불화가 터질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갈라파고스이다. 안 되는 것 투성이인 나라이다. 그 갈라파고스화에 기여하는 것 중 하나가 지도 데이터 반출 문제이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전 세계를 지원하는 구글 지도를 쓰면 한 번에 개발될 걸, 굳이 우리나라를 위해 로컬 지도 업체와 힘들게 연락해서 이러쿵저러쿵 협력을 할 리가 없다. 덕분에 전 세계 대상으로 출시되는 지도 기반 게임들은 우리나라를 지원하지 않거나 지원을 하더라도 한참 뒤에야 지원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해 중순부터 금년 초까지, 이 구글맵을 한국에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필자는 매일처럼 구글 지도에 관한 정보를 찾아봤다. 물론, 이해가 안 가는 안보논리를 펼치며 반출이 불허(조건부 반출)됐지만 말이다.
물론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구글 지도에 대해 찾아본다. 그러던 중 구글 지도와 포켓몬 고로 본 공간정보이야기라는 제목을 가진 책이 조만간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주문했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 공간정보 업계에 몸담아 온 사람으로써, 업계의 관점으로 구글 지도를 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머리말만 봐도 책의 모든 내용을 알 수 있다. "공간정보, '안보'이자 '밥'이다"
그렇다. 이 책의 내용의 태반은 책의 저자가 대표로 있는 한국공간정보통신이 개발한 인트라맵에 대한 내용이다. 물론,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은 대단하다고 본다. 인트라맵에 대한 내용 중 대기업의 불법 복제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이 있어 좀 구글링을 해봤다. 삼성 SDS와 법적 분쟁을 겪었던 모양이다. 정부는 이를 묵인한 모양이다.
책의 첫째장 내용 중 메르스를 GIS를 이용해 지킨다는 내용이 있었다. 당시 메르스맵이라고 구글 지도를 이용해 제작된 사이트가 있기는 했다. 구글 지도라 그런지 책에는 한마디도 안 나오더라. 대신 해외 서비스인 HealthMap.org 에 대한 내용으로 대체한 듯하다.
왜 우리나라 서비스들이 인트라맵을 안 쓰고 구글 지도를 쓸까? 아마 편리성과 가격 때문 아닐까? 이 책에서는 인트라맵이 2,000만원에서 6,000만원 사이이고 선진국과의 거래에서 적절한 가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논한다. 그러나 과연 스타트업같은 조그마한 업체에서 지도 하나에만 2,000만원 투자해가며 구매할리가 있을까? 2,000만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반해, 구글 지도는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지불한다. 운영 초기에는 돈을 거의 안 내다가 서비스가 확장되면 그 규모에 맞추어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이다. 그리고 구글 지도의 경우 따로 구매하는 과정 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인트라맵도 이런 방식으로 간편하게 사용 가능하다면 한국 업체들도 인프라맵을 쓸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까? 뒤쪽 SNS 부분에서 말하는 REST API 방식 말이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는 지도 산업 발전과 안보를 위해서는 공간 정보는 국내에 머물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면, 뒷부분에서는 대놓고 우리나라에서는 쓸 수 없는 기술들을 보여주고 있다. 구글 지도 데이터를 이용하는 구글 트립스라든가, 구글 글래스라든가.
머리말에서 국가 안보와 국내 대기업 역차별을 근거로 국내 지도 데이터가 구글로 반출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내용을 보았다. 만일 지도 데이터가 반출되면 국내 지도계 산업에 타격이 있을 것은 틀림없다. 우선 내비게이션 업체들 업체들의 미래가 깜깜해질태고, 포털 지도는 지금까지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어떻게든 생존하긴 할거라 본다.
이 책에서 계속 언급되는 4차 산업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전 지구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국내에서의 입지만을 지키려고 하다가 전 세계적인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해 도태되어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기타 적을 점
- 81페이지에 오탈자가 있다. "우리와 함께 던 지번 주소" -> "우리와 함께 했던 지번 주소"
- 258페이지에 EQ 지진 알리미가 나온다!!!! 지금 오류로 인해 작동 안하는데 빨리 고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