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플레어는 각 지역별로 CDN 서버를 설치하고 이 서버를 통해 사이트의 속도를 늘려주고, 무료로 DDoS를 완화시켜주는 서비스이다. 많은 사이트들이 클라우드플레어를 쓰고 있다. 나도 최근 몇년간은 아주 좋게 잘 썼던 서비스이다.
잘 모르겠다면 아래 목록을 보자. 이 서비스를 쓰는 대표적인 업체의 목록이다.
- 마인리스트 (필자가 운영중)
- 나무위키
- 디스코드
- 줌
- 트게더
- 개드립넷
- 클리앙
- 업비트
- 코인원
- 진에어
클라우드플레어를 사용하는 이유
클라우드플레어는 DDOS를 방어해주고, 서버가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빠르게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에 수많은 CDN 서버를 설치해두고, 이용자가 사이트에 접속하게 되면 가장 가까운 CDN 서버로 접속시켜서 빠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CDN 서버는 전 세계에 퍼져 있기, 때문에 일부 CDN 서버에 이상이 발생해도 다른 국가의 CDN 서버로 우회시켜서 사이트 이용에는 불편함이 없게 된다. 또, 전 세계에 퍼져있는 서버 덕분에 수백 Gbps급의 디도스가 와도 디도스를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모두 무료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망 사용료를 절약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국내 CDN 서버를 이용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망 사용료는 타 국가에 비해 20~30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서버와의 물리적 거리가 늘어나게 되면 당연히 지연 시간도 수백 ms로 늘어나게 된다.
2016년 8월에 클라우드플레어 Pro 플랜 이상만 한국 CDN 서버를 사용할 수 있게 변경되었고, 2016년 10월에는 Business 플랜 이상으로 변경되었다. 2023년 현재는 Enterprise 플랜이어야만 CDN 서버를 사용할 수 있다.
해외 CDN 서버를 거치면 발생하는 일
단순히 사이트에 접속하는 속도와 지연 시간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와 같은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니라면 어떨까? 수십, 수백, 아니 수백만명이 동시에 해외 CDN 서버로 접속하게 되면 통신사의 해외와 연결된 도로가 매우 혼잡해지게 된다. 이는 통신사의 해외망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
실제로 새벽 시간대만 되면 해외 사이트가 매우 느려지거나, 해외 게임의 지연 시간이 폭증한다. Github, iCloud 등 해외 사이트의 다운로드 속도가 1Kbps도 안나온다던가 하는 현상이 있다면 이 때문이다. 가끔 상어가 케이블을 물어뜯었다는 농담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상어가 한국과 미국을 잇는 주요한 케이블을 물어뜯었다면, 인터넷은 더 느릴 수도 있지만 아직 연결되어 있는 다른 경로로 우회해서 간다. 이 경로마저 포화 상태가 된다면?
실제로 필자는 2018년도 iCloud에서 파일 다운로드가 실패하는 현상이 발생해 KT CS에 문의하였고, iOS 업데이트로 인해 해외망이 혼잡해 문제가 발생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Apple은 아카마이의 CDN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클라우드플레어의 사례와 동일하게 국내 망 사용료가 너무 비싸 해외 CDN 서버로 우회시킨 것으로 보인다. 2024년 현 시점에서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막대한 해외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해외망이 훨씬 확충되었겠지만, KT가 아닌 타 통신사의 해외망은 아직도 열약하다.
이외에도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에서 국내 CDN 서버를 거치지 않아서 발생한 수많은 사건들이 있다만, 글에서 다루기에는 너무 내용이 방대하므로 생략한다.
피어링
통신사 입장에서도 해외망을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고, CDN 업체도 더 빠르게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피어링이다. CDN 업체의 네트워크와 통신사(ISP)의 네트워크를 직접 연결시키면 된다. 피어링은 대부분 무료로 피어링하는데 거의 유일하게 대한민국만 무정산 피어링이 아닌 페이드(정산) 피어링을 고집한다.
대한민국의 망 사용료
아니 도대체 망 사용료가 얼마나 비싸길래 외국 업체들이 우리나라에 서버를 두지 않으려고 하는 것일까?
2017년 클라우드플레어 블로그에 게시된 글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망 사용료가 비싼 두 나라가 있는데, 우리나라와 대만이다. 유럽이나 북미에 비해 15배 더 비싸다.
2021년, 클라우드플레어가 오픈넷과 함께 "망 이용료" 세미나를 열었다. 이 세미나에서 나온 최신 근황은 더 심각하다. 인도의 10배, 일본의 20배 미국의 30배, 유럽보다 40배 더 가격이 높다고 한다. 6년동안 가격이 내려가지 않았다.
2023년, 대한민국 서비스 중단을 예고한 트위치도 서비스 중단 사유로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 높은 망 사용료를 꼽았다.
통신사의 주장은 어떨까? 통신사들은 이러한 발표 때마다 해외 업체가 국내 통신망에 "무임승차"중이며, 제대로 된 금액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또 국내 업체들보다 해외 업체가 더 저렴하게 요금을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저렴하다는 비용이 외국의 40배이다.
스브스뉴스 오목교 전자상가에서 동일한 내용을 다루는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한번 봐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의 블로그 내용이랑 일맥상통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yoON08qQB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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